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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KBS 9시 뉴스 인터뷰]‘대학합격’이 성범죄 감형 사유?…군사법원 황당한 판결들







[앵커]

군 당국은 낱낱이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는데 과거 성범죄 사건들의 결론을 보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 남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의 군 성범죄 사건들 가운데 공개된 판결문들을 분석해 어제(2일) 전해드렸는데요,

형이 줄어든 이유를 따져봤더니 일반적인 법 감정과 한참 동떨어진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신선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폭행한 군인.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가 2019년 2심에서 벌금 천만 원으로 감형됐습니다.

그런데 형을 깎아준 이유는 이랬습니다.

"피고인이 대학에 합격해 기분 좋은 상태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보니 참작할 만한 부분이 있다."

술 취한 상황을 고려해 형을 줄여준다는 '주취감경'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대학 합격해서 과도한 음주를 한 게 봐줄만 하단 판결.

일반 정서와는 분명 동떨어져 있습니다.

군사법원에서 감형을 할 때 기계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군 복무를 몇 년 이상 해온 점'.

긴 군 복무 기간 자체를 유리하게 인정해주는 건데, 피해자 대다수가 가해자보다 하급자인 군 성범죄 사건에서 적절한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남성 군인이 술 마시고 20대 후배 여군에게 6차례 전화를 걸어 불러낸 후 입을 맞춘 2015년 사건.

군 판사들이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참작 사유로 든 내용, '피고인이 30년 넘게 군 복무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김영환/군사법원 판사 출신 변호사 : "(군 경력은) 성범죄와 같이 개인적 비위와 관련된 사유에서는 양형 사유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양형사유를 적시함에 있어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대원들의 탄원'도 자주 등장하는 감형 사유입니다.

군대 내 성범죄, 같은 부대 안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중요한 특성이 있습니다.

피해자는 처벌을 바라며 재판을 요구했는데 부대 동료들이 탄원을 하고, 군사 법원은 이를 감형 사유로 봐준다는 것, 피해자 눈 앞에서 벌어지는 명백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숙경/군성폭력상담소장 : "피해자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가해자를 위해서 탄원하는 동료들이나 상관들이 있을 경우에 거기서 받는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인터넷에 공개된 군사법원 판결문에 성범죄 피해자 실명을 그대로 노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국방부에 물어보니 각 군사 법원의 작업을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돌아왔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그래픽:강민수





KBS뉴스 신선민기자  / 그래픽 강민수

링크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201287